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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9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오늘의 말씀

"예수께서 또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21절)"

묵상 개요

  • 예수님의 십자가 이후 제자들은 두려움 속에서 문을 닫고 숨어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이 두려워 아무도 찾아오지 못하도록 문을 굳게 잠근 채, 그들은 절망과 수치 속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닫힌 문을 통해 그들 가운데 나타나셔서 가장 먼저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손과 옆구리의 상처를 직접 보여 주시며 제자들의 두려움을 기쁨으로 바꾸셨습니다.
  • 예수님은 다시 한 번 평안을 선언하시고, 아버지께서 자신을 보내신 것처럼 제자들을 세상으로 보내셨습니다.
  • 그리고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약속하셨습니다 — 파송의 사명 위에 하나님의 능력을 더하셨습니다.

깊은 묵상

그날 저녁, 제자들이 있던 방 안의 공기는 어떠했을까요? 불과 며칠 전 그들은 스승의 곁에서 도망쳤고,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그 기억이 아직 생생했을 것입니다. 문을 잠근 것은 유대인들이 두려워서였다고 성경은 말하지만, 어쩌면 그들은 자기 자신의 비겁함과도 마주하기 싫었는지 모릅니다. 닫힌 문은 외부의 위협을 막는 동시에, 그들의 수치와 죄책감을 가두고 있는 벽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그 닫힌 문 안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주님은 잠긴 문도, 굳어진 마음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은 책망이 아니었습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도망친 제자들에게, 부인한 제자들에게, 숨어버린 제자들에게 — 주님은 정죄 대신 평안을 먼저 건네셨습니다. 이것이 부활하신 주님의 첫 마디였습니다. 예수님이 주시는 평안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평안과 다릅니다. 세상이 주는 평안은 상황이 나아질 때, 두려운 것이 사라질 때, 문제가 해결될 때 찾아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들의 상황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그 자리에서 평안을 선언하셨습니다. 밖은 여전히 위험했고, 현실은 그대로였습니다. 그럼에도 주님의 평안은 그 자리에 임했습니다. 그것은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이미 이루어진 구원의 평안이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바뀌어서 생기는 평안이 아니라, 주님이 함께 계시기에 누리는 평안입니다. 그래서 그 평안은 어떤 두려움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평안을 주신 것으로 끝내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평안의 선언은 곧 파송의 선언이었습니다. 주님의 평안은 우리를 안전한 방 안에 머물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시 세상 속으로 걸어 나가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두려움이 우리를 문 안으로 잡아당길 때, 주님의 평안은 우리를 문 밖으로 이끌어 냅니다. 여기서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표현은 단순한 비유가 아닙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구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동일한 마음과 방식으로 우리도 보냄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파송은 정죄가 아니라 화해의 메시지를 들고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주님은 성령을 약속하셨습니다.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받으라"고 하신 그 장면은,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흙으로 만든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넣으시던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파송의 사명은 인간의 의지와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기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여러 이유로 문을 닫고 있을 수 있습니다. 실패의 기억 때문에, 상처가 두려워서, 혹은 세상이 너무 버겁게 느껴져서. 부활하신 주님은 오늘도 그 닫힌 문 안으로 걸어오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그 평안을 받은 사람은, 이제 문을 열고 걸어 나갑니다.

자신의 마음에 새기기

- 지금 내 마음을 붙들고 있는 두려움은 무엇입니까? 제자들처럼 내가 굳게 닫아걸고 있는 문은 어떤 문입니까? 그 두려움을 부활하신 주님 앞에 솔직하게 내어 놓으십시오. - 나는 예수님이 주시는 평안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습니까? 상황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평안을 구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지금 이 자리에서 주님의 임재 안에 평안을 누리고 있습니까? - 주님은 나를 어디로 보내고 계십니까? 평안을 받은 사람은 머물지 않고 나아갑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을 품고 내가 걸어 들어가야 할 자리는 어디입니까? - 나는 정죄가 아닌 화해의 메시지를 들고 살아가고 있습니까? 보냄 받은 사람으로서 오늘 내 말과 태도가 주변 사람들에게 평안을 전하고 있는지 돌아보십시오.

부활절 묵상 기도

"부활하신 주님, 두려움으로 문을 닫고 있는 저에게 오늘도 찾아와 주십시오. 상황이 바뀌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주님의 평안을 허락하소서. 그 평안이 저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 내어, 보냄 받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제 힘이 아닌 주님의 성령으로 오늘 하루를 걸어가게 하옵소서.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 아멘."